어렸을 때 시골 이웃집에서 얻어먹던 칼국수는 하얗고 부들부들해서 먹기가 참 좋았지요.
그런데 할머니께서 해주신 울 집 칼국수는 붉그스름하고 거칠어서 맛이 별로 없었던 기억이 납니다.
한참 세월이 지나 60살 가까이 된 지금 돌아보니,
이웃집 칼국수는 가게에서 팔던 하얀 밀가루였고
우리 집 밀가루는 농사지은 통밀을 방앗간에서 빻아 만든 밀가루였다는 걸 알게 되었네요.
30년 전 돌아가신 할머니가 문득 생각납니다.
보고 싶어요, 할머니…ㅠㅠ
그리고 국민학교 소풍 날, 김밥을 싸는데 우리 집 단무지는 색깔이 누르스름해서 친구들 앞에 내어놓지 못했던 기억도 나요.
다른 아이들 김밥 속 단무지는 노란 색깔에 너무 맛있어 보였지요.
알고 보니 제 김밥 속 단무지도 가을 김장 무로 할머니께서 집에서 직접 만든 단무지였네요.
친구들 노란 단무지는 가게에서 흔히 파는 단무지였고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