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8세 아버지가 돌아가시고,
유품을 정리하는데 정말 힘들었답니다.
50년 넘게 사셨던 집,
11년 전 먼저 가신 엄마의 짐까지 붙잡고 계셨던 상태였죠.
사진들 찢는데 반나절이 걸렸네요.
물론 추억하는 사진은 핸드폰으로 찍어뒀지만요.
꺼내도 꺼내도 끝이 없는 노인네의 오랜 짐들…
그 안엔 나의 유년기도 깃들여 있고,
나의 형제들도 있네요.
엄마가 애지중지하던…
그게 꼭 방금 전 같기만 한데…
물건들이 녹슬고, 곰팡이가 슬어 구석에 박혀 있고…
정리하며 여러 번 울컥했는지…
나는 내 사진들, 내 물건들
일찌감치 없애야겠다는 생각을 했어요.
내 자식들이, 나처럼 울컥 슬퍼하지 않게…
그리고 반짝거렸던 추억이 깃들여 있는 물건들의 초라함 때문에
가슴 아프지 않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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