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립하면서 도저히 못 버리겠는 잡동사니들,
박스에 담아서 가져왔는데
이사하고 한 달 동안 그 박스 정리 안 하고 쌓아뒀는데도
꺼낼 필요도… 딱히 없더라구요.
쓸모 있어서 갖고 있는 게 아니라
‘잊지 못해서’ 갖고 있는 경우도 있는 것 같아요.
남은 물건은
미련인 동시에 추억의 매개체라
물건을 버리는 것은
기억을 버리는 것처럼 느껴지더라구요.
켜켜이 쌓아온 방의 퇴적물들은
곧 나의 역사가 되었고,
한평생 살아왔던 내 작은 방과 이별하는 데 필요한 것은
돈도 시간도 아니라,
‘망각을 두려워하지 않는 용기’였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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