돌아가신 친정아버지의
고등학교 일기장, 대학 노트를 버리고 왔어요.
아버지의 무의식을 다 알지 못해도,
내 무의식의 정화를 다하지 못해도
지금의 나로 살아가면 되죠.
후련하네요.
나 어릴 적 아버지가 아닌
‘고등학생 아버지’의 일기장이었기에
버렸어요.
아빠가 만들어주신
내 사진첩으로 충분해요.
추가로 물려주신 LP판도 정리했어요.
턴테이블을 사서 몇 번 듣고
10년 방치 끝에 정리했습니다.
아버지의 일기장,
의대 대학 노트, LP판,
그 외에도 아버지 학창시절 성적표,
의대 합격증, 전문의 자격증 등등…
미련 끝에 갖고 있다가
모두 정리하고 나니
정말 후련하네요.
아버지는 훌륭한 분이셨지만
정서적으로 좋은 기억은 없어요.
“나 이렇게 열심히 공부했으니
본을 보고 너도 자식에게 보여주라”는
의미로 물려주신 듯하지만,
나는 다르게 살고 싶어요.
자식과 좋은 추억을 쌓고,
물건(유품)은
살아 생전 정리하고
절대 물려주지 않을 겁니다.
등록된 댓글이 없습니다.